이태원 참사 1주기 정부는 어디에

2023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송한빈(29)과 송예빈(26)씨가 꽃다발을 놓았다. 이 두 사람은 고 최수빈(22)의 대학 친구로, 1년 전 이태원 참사에서 희생된 고 최수빈의 기억을 함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1년 지난 추모 공간

이 날을 기념하는 이들은 이곳을 찾아가서 고인에게 마음을 담아왔습니다. 그들은 졸업 공연을 앞두고 사고를 당한 고 최수빈과 함께 졸업 공연을 준비했던 동지였습니다.

한빈씨는 “시청역 분향소는 가봤지만 참사 현장은 처음 온다. 미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왔다”며 “현장이 너무 좁고, 차갑고, 밤에는 얼마나 더 추웠을까. 고통 속에서 점점 의식이 흐릿해져 갔을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꽃집 사장님께 예쁘게 만들어달라고 해서 조화를 가져왔는데 고인이 좋아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아직도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2023년 10월 29일은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이하는 날이었습니다. 참사 현장은 그날의 참상을 잊지 않기 위해 많은 시민들로 인해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해밀톤 호텔 옆 골목 초입에는 추모객들이 두고 간 조화, 술병, 간식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으며,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 추모객은 “그때는 탕후루가 없었는데 지금은 있네요. 시간이 그렇게 흘렀지만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며 “계속 지켜보고 행동하겠다”는 내용의 추모글을 벽면에 남겼습니다.

참사 현장에서 일부 유족들은 슬픔에 겨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습니다. 한 유족은 “1년 동안 뭘 했느냐”며 “이럴 순 없다”고 절규했습니다.

시민들과 가족들, 함께 추모와 요구의 목소리

아이들과 함께 추모에 참여한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강소영(42)씨는 자녀에게 이 사건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온 것입니다. 그녀는 “제 아이가 세월호 사태가 벌어졌던 해에 태어나 올해 10살이 됐다. 아이에게 이 사건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서 오게 됐다”며 “아이가 왜 대통령의 이름이 거론되는지 물어보는데, 나라와 사회 시스템이 책임졌어야 할 일인데 그런 것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두 자녀를 데리고 온 신현애(42)씨는 “아이들에게 이런 참사가 일어났을 때 애도해야 하고, 다시 같은 일이 안 일어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추모대회에서 일어난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는 고 김의진씨의 어머니 임현주씨와 고 안민형씨의 누나 안하경씨가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때였습니다. 그들의 떨리는 목소리로 낭독되는 편지를 듣는 순간, 객석 곳곳에서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정부의 부재와 시민들의 요구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이한 이날, 인근 도로에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4대 종교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유가족들과 종교인들은 고인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한 목소리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보라색 점퍼를 입은 유가족들은 울먹이며 “이태원 특별법 제정하라”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외쳤습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도 울려 퍼졌습니다.

시민들의 요구와 추모가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대표들은 참사 현장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은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 추도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야당 및 정당 대표들의 참석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추모대회에 대거 참석해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야당 대표들은 국가의 부재를 비판하며 참사로 인해 희생된 시민들과 유가족들에게 조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민의힘 대표들도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을 비판하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법 제정을 약속했습니다.

결론

1년이 지났지만, 이태원 참사는 여전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참사 현장과 추모 공간에 모인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아직도 정부의 부재와 책임 회피에 불만을 품고 있습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며, 시민들은 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서야 참사 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을 통해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정의를 가져다줄 책임이 있습니다. 한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정부와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